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말해요. 현금처럼 법정통화의 지위를 갖지만 형태가 전자 데이터라는 점에서 비트코인 같은 민간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과는 성격이 달라요.
결제 효율을 높이고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시대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각국이 연구하고 있지만, 도입을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아요. KDI와 언론 보도, 세계경제포럼(WEF) 자료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제점을 네 갈래로 나눠 살펴볼게요.
은행 예금이 CBDC로 이동하면 생기는 금융 안정성 문제
KDI 나라경제(2021년 11월호)는 CBDC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금융 불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어요. 핵심은 은행 예금의 일부가 CBDC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금이 줄면 은행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규모를 줄이게 돼요. 그 결과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자금 중개 기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요.
위기 상황에서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어요. 예금자가 안전한 중앙은행 화폐로 한꺼번에 이동하는 속도가 기존 예금 인출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이 금융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돼요.
국경을 넘는 자본 흐름과 통화가치 변동성
KDI는 디지털 시대의 자본 흐름을 다룬 연구보고서에서도 CBDC를 다뤘어요. CBDC가 국제적으로 도입되면 국제 자본이 이동하는 속도와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 흐름과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에요.
특히 규모가 작은 나라의 통화가 상대적으로 불안하다고 여겨질 때, 이용자들이 외국 CBDC로 갈아타는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자국 통화 사용이 위축되는 문제는 통화 주권과 직결돼요.
이런 이유로 여러 나라가 CBDC를 국내 결제용으로만 설계할지, 해외 이용자에게도 열어둘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어요.
프라이버시와 정부 통제 우려
국내외 비판적 칼럼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 프라이버시예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현금을 대체하면 정부에 지나치게 강력한 화폐 통제 기능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 있어요.
현금은 익명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CBDC는 거래 기록이 남을 수밖에 없어요. 이 기록이 어떻게 저장되고 누가 볼 수 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에요.
일부 비판 칼럼은 내가 소유한 디지털 화폐를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까지 우려해요. 반면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전문가들의 반론처럼, 설계에 따라 익명성 수준과 접근 권한을 제한할 수 있고 CBDC가 곧 통제 수단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어요. 결국 법과 제도로 어디까지 보장하느냐가 관건이에요.
보안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
보안뉴스는 CBDC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보안을 꼽았어요.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 시스템이 해킹당하면 피해가 개인 계좌 수준을 넘어 경제 전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세계경제포럼(WEF)은 CBDC 도입 시 주의해야 할 보안 위험을 다섯 가지로 언급했어요.
- 자격증명 도난과 분실: 디지털 지갑 접근 정보를 잃어버리면 자산을 잃을 수 있어요.
- 권한 있는 역할을 가진 사용자: 시스템 관리자처럼 높은 권한을 가진 내부자의 오남용 위험이 있어요.
- 서비스 거부(DoS): 시스템이 마비되면 결제가 멈출 수 있어요.
- 이중 지출: 같은 디지털 화폐를 두 번 쓰는 부정 사용을 막아야 해요.
- 양자 컴퓨팅: 미래에 현재의 암호 체계를 깨뜨릴 수 있는 기술적 위협이에요.
정책 목표가 불분명하면 실패 확률이 높아요
기술적 문제만큼 중요한 게 도입 목적이에요. 정책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고 금융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CBDC 도입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있어요.
이미 모바일 간편결제와 계좌이체가 잘 발달한 나라에서는 CBDC가 소비자에게 주는 추가 편익이 크지 않을 수 있어요. 국민 입장에서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면 이용이 저조해질 수 있어요.
한국은행은 CBDC 자체를 바로 발행하기보다 은행 예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시범 사업(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기술과 제도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왔어요.
정리하면
CBDC 도입의 문제점은 은행 예금 이탈에 따른 금융 안정성,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 프라이버시와 통제 우려, 사이버 보안, 정책 목표의 불명확성으로 압축돼요. 장점만큼 위험도 분명해서 서둘러 도입하기보다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자료의 공통된 결론이에요.
CBDC를 판단할 때는 어떤 목적으로, 어떤 설계로 도입하는지를 함께 봐야 해요. 같은 CBDC라도 익명성 수준, 보유 한도, 이자 지급 여부에 따라 위험의 크기가 달라져요.